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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6-07-29 11:15:23 | 조회수 : 249

[기획] "설치가 아니라 작동이다"경남 CPTED 조례, 전국이 참고할 모델 되나
부제: 사후평가·관리 조항 신설한 도 조례 개정군 단위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

범죄예방 환경설계, 이른바 CPTED 정책의 무게중심이 움직이고 있다. 조명을 밝히고 CCTV와 비상벨을 다는 데서 끝나던 사업을, 설치한 뒤에도 계속 평가하고 관리하고 고쳐 나가는 정책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그 전환을 조례에 담은 곳이 경상남도다.

경상남도는 지난 42경상남도 범죄예방을 위한 환경설계 추진 조례를 일부개정했다. 조례 목적에 '지속적으로 관리한다'는 문구가 들어갔고, 무엇보다 제7조의3(사후평가 및 관리)이 새로 만들어졌다. 도지사는 CPTED 사업 추진실적을 정기적으로 평가해 정책에 반영해야 하고, 평가할 때는 범죄발생 추이와 주민만족도를 조사·분석해야 한다. 적용 대상도 도시재생·주거환경개선·공공시설물 환경개선 사업과 사후관리 사업으로 넓어졌고, 전문가 자문단 구성 근거도 신설됐다.

도의회 업무보고에서 시작된 문제 제기
개정의 출발점은 윤준영 도의원(거제3)이다. 윤 의원은 지난 1월 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여성안심거리 등 범죄예방 사업이 설치 이후 효과평가나 정기적인 현장점검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유지관리가 안 되면 사업은 일회성으로 끝나고 예산 낭비로 이어진다는 지적이었다. 이 문제의식이 사후평가 근거 마련, 적용대상 확대, 경찰청 등 관계기관 참여 확대라는 개정안 세 축으로 이어졌고, 3월 임시회 심의를 거쳐 4월 공포됐다. 윤 의원은 "만들고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도민이 끝까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개정 취지라고 밝힌 바 있다.

지역안전지수가 보낸 신호
개정의 필요성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행정안전부는 매년 교통사고·화재·범죄·생활안전·자살·감염병 6개 분야의 지역안전지수를 1~5등급으로 공표한다. 경상남도는 2025년 평균 2.7등급으로 도 단위 공동 2위에 올랐지만, 범죄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평가돼 도가 별도 개선 대책회의를 열었다. 지수는 어느 분야가 약한지 보여주는 성적표일 뿐, 어느 골목을 먼저 고쳐야 하는지, 설치 후 누가 점검해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성적표를 정책으로 바꾸려면 실행장치가 필요하고, 이번 조례 개정이 바로 그 장치를 만들려는 시도다.

'CPTED는 생애주기 운영체계'전문가 진단
한국재난정보학회 CPTED연구소장 김상덕 박사는 이번 개정을 "설치 중심 CPTED에서 운영관리형 CPTED로 전환하는 출발점"으로 평가한다. 김 박사는 국제저널 게재 논문에서 CPTED의 지속가능성은 초기 설계나 설치가 아니라 계획설치운영유지관리평가환류 전 단계에서 운영판단이 어떻게 이어지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해 왔다. 시설은 노후화되고 주민 동선과 범죄 양상은 변하기 때문에, CPTED는 완성품이 아니라 계속 조정되는 운영체계여야 한다는 것이다.
"조명, CCTV, 비상벨을 설치했다고 범죄예방 기능이 자동으로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범죄위험을 어떻게 진단하고, 어떤 기준으로 대상지를 정하고, 설치 이후 실제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사후평가와 관리체계가 핵심입니다."
효과평가의 기준도 넓어져야 한다고 그는 강조한다. 범죄 감소 통계만이 아니라 시설 유지상태, 야간 보행환경, 주민 체감안전, 경찰 신고자료 같은 조건이 함께 확인돼야 효과가 지속된다는 것이다.

조례 다음은 실행군 단위가 먼저 답해야 할 질문들
조례가 바뀌었다고 현장이 저절로 바뀌지는 않는다. 이번 개정이 실제 '전국 참고 모델'이 되려면 사후평가 기준, 평가 주기와 책임 부서, 경찰자료·주민의견의 반영 절차, 평가 결과의 예산 환류까지 후속 체계가 채워져야 한다. 그리고 이 질문은 도청보다 군청에서 더 무겁다. 인력과 예산이 빠듯한 군 단위일수록 '설치 이후'의 공백이 크기 때문이다. 경상남도 내 많은 군 지역에도 읍내 골목의 보안등과 CCTV, 안심 귀갓길, 공원 비상벨 같은 CPTED형 시설이 이미 깔려 있다. 그 시설들이 지금도 작동하는지, 언제 누가 점검했는지 기록이 있는가. 고령화와 빈집 증가로 야간에 인적이 끊기는 골목이 늘어나는 현실 속에서, 이 질문은 도시보다 오히려 절실하다. 군 단위의 도시재생·주거환경개선 사업 상당수가 도비 지원 사업인 만큼, 앞으로는 군 사업도 '설치 이후'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관내 범죄예방 시설의 전수 점검과 대장 기록, 경찰서·주민자치회와 함께하는 골목 단위 체감안전 조사, 그 결과를 이듬해 예산에 반영하는 절차. 도 조례가 그린 흐름을 군 단위에서 먼저 구현한다면, 지역이 운영관리형 CPTED의 첫 현장이 되는 것은 먼 미래가 아니다.
CPTED의 다음 과제는 설치가 아니라 작동이다. 경남이 조례로 방향을 정했다면, 작동을 증명하는 것은 지역의 골목 같은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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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ED
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범죄예방 환경설계)의 약자. 조명·시야 확보·접근통제·공간 배치·주민 활동성 강화·유지관리를 통해 범죄가 발생하기 어려운 환경을 만드는 접근이다. 최근에는 시설 설치를 넘어 설치 이후의 점검·평가·유지관리·정책환류까지 포함하는 '운영관리'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