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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 관리자
시  간 : 2026-07-29 11:09:02 | 조회수 : 54

“설치가 아니라 작동이다”
경남 CPTED 조례 개정, 하동군이 먼저 답해야 할 질문

지난 4월 경상남도가 범죄예방 환경설계(CPTED) 조례를 일부 개정하면서, 범죄 예방 정책의 무게중심이 ‘설치’에서 ‘운영과 관리’로 대폭 이동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CPTED(범죄예방 환경설계)는 조명 설치, CCTV와 비상벨 등 시설 구축에 그치지 않고, 공간 설계와 주민 활동 증진을 포함해 범죄 발생 위험을 낮추는 선제적 환경 조성 기법입니다.

이번 조례 개정은 기존에 ‘시설 설치’에만 머물렀던 범죄예방 사업이 ‘설치 이후 계속 관리되고 평가되는 운영관리형 CPTED’로 진화하는 출발점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사후평가 및 정기점검 근거를 명확히 규정하고, 적용 대상 사업을 도시재생, 주거환경개선, 공공시설 등으로 확대했으며, 전문 자문단 구성 근거까지 마련해 전문성과 지속 가능성에 힘을 실었습니다.

이 같은 전환은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윤준영 의원의 문제 제기로 본격화됐습니다. 윤 의원은 사업 완료 후 적절한 현장 점검이나 효과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만들고 끝나는’ 사업의 허점을 파헤쳤습니다. 유지관리 부재는 예산 낭비뿐 아니라 주민 안전의 허점으로 직결되는 심각한 문제임을 지적한 것입니다.

실제로 행정안전부가 2025년 발표한 지역안전지수 평가에서 경남도는 전체 평균은 2.7등급으로 상위권을 차지했지만, 범죄 분야에서는 취약점이 드러나 별도의 대책회의를 개최한 바 있습니다. 숫자는 개선의 방향을 보여주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골목을 우선 개량하고, ‘설치 후 누가 점검하고 책임질 것인가’라는 실행방안은 지역과 군 단위의 몫으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재난정보학회 CPTED연구소 김상덕 박사는 “CPTED는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운영 판단과 관리가 핵심”이라고 진단합니다. 조명·CCTV·비상벨을 ‘설치했다고’ 범죄 예방 효과가 자동으로 유지되는 게 아니라, 실제 작동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주민 체감 안전과 실효성 등을 다각도로 평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범죄 감소 통계뿐 아니라 시설의 유지상태와 지역 특성 변화를 반영하는 복합 평가가 중요하다는 점도 거듭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하동군의 현실은 더욱 엄중한 질문과 대응을 요구합니다. 읍내 여러 골목 곳곳에 보안등, CCTV, 안심 귀갓길, 공원 비상벨 등의 CPTED형 시설이 설치되어 있지만, 이들 시설이 지금도 효과적으로 작동하는지, 누가 언제 점검했고 기록으로 남겼는지 확인하는 절차는 부족한 실정입니다. 급속한 고령화와 빈집 증가로 인적이 뜸해지는 야간 골목 환경은 더욱 안전관리의 사각지대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하동군은 ‘설치 이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설치된 시설 전수 점검과 대장 기록 관리, 하동경찰서 및 주민자치회 등과 함께하는 골목 단위 체감 안전 조사를 체계화해야 합니다. 그 결과를 토대로 내년도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선순환 구조도 구축해야 합니다. 조례에서 제시한 정책 방향과 평가 기준을 지역 실정에 맞게 구체화하여, 군 단위가 운영관리형 CPTED의 모범 사례를 선도해야 할 시기입니다.

우리 모두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안전한 하동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순한 ‘설치’가 아니라 ‘작동’입니다. 경남도가 조례를 통해 방향을 정한 만큼, 그 작동을 증명하는 것은 바로 지역의 현장, 주민이 체감하는 골목길이어야 합니다. 하동군이 ‘운영관리형 CPTED’ 모델로 전국에 귀감이 되어주길 간절히 기대합니다. 

(사단법인)한국제난정보학회  부회장 김 상 덕